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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로
고의로 군중을 도발해 적대적인 주의를 끄는 행위, 또는 그렇게 모은 적대적인 주의. 본래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에서 유래한 표현으로서, 강력한 방어력으로 방어를 담당한 전사 역할의 플레이어가 적의 공격에 동료가 당하지 않고 자신에게만 공격이 집중되도록 적을 도발, 적의 주의를 모으는 일련의 행동, 그리고 그렇게 모으는 적의 주의를 통칭하는 표현이었다. 「도발해 주의를 끌다」를 「어그로(를) 끌다」로, 「도발해 주의를 끄는 실력이 대단히 좋다」를 「어그로(가) 쩐다」로 표현하는 용법 역시 여기에서 유래.

현재 일반명사로서의 「어그로[aggro]」는 대개, 진지한 생각 없이 오로지 군중의 주의를 끌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공론장에 고의적으로 저질스러운 의견을 개진, 좌중의 군중을 도발해 주의를 끄는 행위나, 그러한 행위로 끈 주의를 낮잡아 이르는 표현. 그러나 간혹 화자 본인은 군중을 도발할 의도 없이 진지하게 주장한 의견임에도 불구, 정상적인 사고능력을 지닌 자가 진지하게 주장하는 의견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질스러운 의견이어서 공론장의 비난이 집중될 경우는 「고의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저질스럽기 어려운 의견」이라는 조롱의 의미로 이러한 의견을 「어그로[aggro]」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어, 독해에 유의를 요한다.


앙망문
「사죄문」 및 「반성문」을 가리켜 달리 이르는 은어. 어조가 극도로 공손하거나 그 정도가 심하여 비굴한 수준의, 사죄를 목적으로 하는 문장 일체를 지칭하는 일반적인 표현으로서, 본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2년 작성한 특정 서한만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 치하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 전 대통령은 석방을 위해 선처를 구하는 다음과 같은 친필 각서를 작성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전하게 되는데, 이 서한이 본래 의미의 「선처를 앙망하는 사죄문,」 「앙망-문[仰望-文]」이다.

「全斗煥[전두환] 大統領[대통령] 閣下[각하]. 國事[국사]에 軫念[진념]하신 가운데 閣下[각하]의尊體[존체] 더욱 健勝[건승]하심을 仰祝[앙축]하나이다. 閣下[각하]께서도 아시다싶이 本人[본인]은 矯導所生活[교도소생활]이 二年半[이년반]에 이르렀아온데 本來[본래]의 持病[지병]인 股關節変型症[고관절변형증]과 耳鳴[이명]등으로 苦楚[고초]를 겪고 있으며 專門醫[전문의]에 依[의]한 充分[충분]한 治療[치료]를 받고자 渴望[갈망]하고 있읍니다. 本人[본인]은 閣下[각하]께서 出國許可[출국허가]만 해주신다면 美国[미국]에서 二[이], 三年間[삼년간] 滯留[체류]하면서 完全[완전]한 治療[치료]를 받고자 희망하온데 許可[허가]하여 주시면 感謝千萬[감사천만]이겠읍니다. 아울러 말씀 드릴 것은 本人[본인]은 앞으로 國內外[국내외]를 莫論[막론]하고 一切[일절] 政治活動[정치활동]을 하지 않겠으며 一方[일방] 國家[국가]의 安保[안보]와 政治[정치]의 安定[안정]을 害[해]하는 行爲[행위]를 하지 않겠음을 約束[약속]드리면서 閣下[각하]의 善處[선처]를 仰望[앙망]하옵니다. 1982年[년] 12月[월] 13日[일]. 金大中[김대중].」

1992년 동아일보를 통해 대중에 공개된 해당 서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격하고자 하는 일부 여론에 의해 다시 발굴되어 2011년 전후, 인터넷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민주화 투사라던 김대중이 전두환에게 이처럼 비굴하고 굴욕적인 사죄문을 바쳤다」는 조롱과 함께 도처로 전파된 해당 서한의 마지막 문장, 「閣下[각하]의 善處[선처]를 仰望[앙망]하옵니다」에서 사용된, 현대국어에서는 그 사용이 흔치 않은 「앙망[仰望]」이라는 표현은 독자들의 뇌리에 특히 인상 깊게 각인되고, 이후 「앙망-문[仰望-文]」은 해당 서한의 대명사로 자리잡는다.

소위 「앙망문」이 인터넷 전반의 이목을 끌고, 일견 비굴한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 그 극도로 공손한 문장 형식을 빌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수많은 패러디들이 양산, 전파되면서 「앙망문」은 「사죄문」 및 「반성문」의 전형과 같이 각광받는다. 패러디가 유행하면서 「앙망문」의 문장은 점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롱이라는 본래의 목적에서도 탈선해 사죄문 종류의 전형적 양식과 같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변화에 의하여 「앙망문」이라는 단어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앙망문」 원본과 원본의 양식을 빌린 패러디 사죄문 일체를 의미하는 광의의 표현이 된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단어의 유행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원본 「앙망문」과 전혀 상관 없는 사과문까지 태도가 공손하기만 하면 무조건 「앙망문」이라 칭하는 단계에 이르며, 점차 해당 단어의 의미가 「원본 앙망문같은 공손한 사죄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변하여 종국에 이른 것이, 현재의 형태. 현재 일반명사로서의 「앙망문」에는 단어 형성기 초엽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조롱의 의미는 어느 정도 퇴색해 있으나, 청자는 여전히 해당 표현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고인-드립[故人-d lib]」의 일종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있어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버로우
특정 공론장에서 논쟁이나 기타 다툼에서 패배하여 더는 공론장에 나타나지 않게 됨을 가리켜 이르는 은어.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자의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와 다툼에서 승리한 측의 압박에 의해 타의로 나타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양자를 구분 없이 지칭하는 표현으로서, 유래는 전략시뮬레이션 「스타크래프트」의 기술인 「burrow」이다. 이 기술은 기술을 사용한 유닛이 굴을 파고 굴 안에 숨도록 하는데, 기술이 상대의 공격과 같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바에 착안한 일부 플레이어가 현재와 같은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등장한 작품 「스타크래프트」의 유행이 사그라들며 언급이 드물어지고,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해당 기술이 「잠복[潛伏]」으로 번역됨에 따라, 현재 「버로우[burrow]」라는 표현은 오직 위와 같은 의미의 은어로써만 사용되는 상황. 영단어 「burrow」에는 이미 동사의 의미가 있어 별개의 동사를 붙일 필요가 없으나, 외래어로서의 「버로우[burrow]」는 「-하다」를 붙여 「버로우하다」와 같은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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