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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⑥ 스트레이트 기사/구조도 그리기
기자들은 아침에 당일 쓸 기사의 요점을 정리해 팀장 또는 부장에게 보고를 한다. 보고의 양식은 대개 기사제목과 분량을 앞세우고, 기사의 사건의 핵심을 요약한 주제문과 기사의 주요 내용을 덧붙이는 식이다.(예시 참조) 이 보고를 바탕으로 작성한 <한겨레> 4월21일치 ‘“조사협조 대가가 ‘폭력학교’인가”’ 기사를 보면 세부적인 사항들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학교들 패닉 △학교폭력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학교가 더 억울 △설문조사 자체의 한계 △2차 조사 차질 예상이라는 기본적인 골격은 유지됐다.
이처럼 기사를 쓰기 전에는 기사의 골격을 잡고 구조도를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사안을 제한된 분량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뼈대를 먼저 세우고 살을 붙이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취재한 사실 가치 판단 해
중요한 순서로 배치하면 돼

일단 구조도를 그리는 데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재미있게 읽은 기사의 구조도를 직접 그려보는 훈련이 도움이 된다. 특히 기사는 전체적으로나 단락적으로 두괄식이라 구조도를 그리기 쉽다. 전체적으로는 리드가, 각 단락에서는 첫 문장이 주제문 구실을 한다고 보면 된다.

구조도를 그리기 앞서 해야 할 일은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취재는 기사작성과 달리 순서 없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사실도 제일 마지막에 취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취재한 사실을 쭉 나열한 뒤 같은 맥락의 사실끼리 묶어서 하나의 단락을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4월21일치 기사를 쓰면서 “2차 조사를 성실하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한 중학교 교사의 말은 ‘학교들 패닉’ 단락에 넣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2차 조사 차질 예상’ 단락을 따로 빼는 게 전수조사 결과 공개의 부작용을 더 강조할 수 있다고 봤다.

취재한 내용을 갖고 구조도를 그릴 때는 중요한 사실부터 배치하는 게 원칙이다. 소설의 경우 클라이맥스가 작품의 중간 또는 마지막에 위치하지만, 기사의 클라이맥스는 글의 앞부분에 온다. 신문기사의 이런 성격 때문에 지면에 기사를 앉히는 편집 과정에서 편집기자가 기사 분량을 줄일 때는 기사의 뒷부분부터 쳐내기도 한다.

<한겨레> 5월3일치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3명 무료수술’ 기사를 보자. 6문장으로 이뤄진 이 기사의 첫 문장이 없다면 어떨까? 순천향대 부천병원이라는 봉사의 주체와 이 어린이들이 캄보디아 출신이라는 중요한 팩트가 사라진다. 나머지 기사로는 이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제일 마지막 문장은 없어도 이 미담에 감동을 받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 문장도 마찬가지다. 이 기사는 △리드 △수술 혜택을 받은 어린이 3명이 누구인지 △봉사의 내용 △수술받은 어린이 어머니의 소감만으로 충분히 완결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구조도를 그릴 때는 취재한 사실 가운데 중요도를 기준으로 순서대로 배치하면 된다. 중요도에 대한 판단은 이미 리드를 뽑을 때 이뤄졌을 것이므로, 리드와 관련된 정보가 먼저 위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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